[충전#1] 스크린/★ 4개 이상2009/11/13 14:26 ★★★☆★ 박쥐 (Thirst, 2009)
영화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작품이였던 것같다. 무엇인가 상징하는 것같은데 잘모르겠고, 웃음과 슬픔, 고통의 여러가지 감정이 느껴지지만 혼란스럽고... 그래서 영화 '박쥐' 홈페이지를 방문, 박찬욱 감독이 '죄'와 '구원'의 문제를 다뤘다는 정보는 얻고 다시 음미해 보았다. (이하 주관적으로 해석한 것이기 때문에 기획의도와 다를 수 있다.) 결론은 '죄'를 영화 '박쥐'에서 해부했고, 그 속에 있는 '벌'과 '구원'의 무게를 달아보았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문제를 제기한다. '모기'이기 때문에 해충이 되어야 하고, 박멸해야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기'에게 있어 '피'는 태어날 때부터 생존의 문제인데... 그래서 '피'가 필요한 것뿐인데 '죄'가 되고, '사형'이라는 벌을 받게 된다.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곤충이라서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을 것같다. 그래서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제목에서도 '뱀파이어'에서 묻어나올 수 있는 선입견같은 것들 배제하기 위해 '박쥐'라고 지은 것이 아닐까 싶다.
▲ 주인공 현수(송강호)는 신부다.
▲ 현수는 백신개발을 위한 인체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죄'의 해부. 두개의 샘플을 보여준다. 하나는 신부인 '현수(송강호)'와 친구 강우(신하균) 아내인 '태주(김옥빈)'. 그리고 '사랑' 이라는 테마로 이 둘을 잘 대비해 놓았다. 우연히 뱀파이어가 된 현수는 노신부(박인환) 앞에서는 죄인이 아니다. 노신부는 기꺼이 자신의 피를 나눠주기도 한다(구원:죄를 지어서 구제하는 것이 아님). 그리고 현수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모르는 태주 앞에서도 죄인이 아니였다. 태주가 밤에 맨발로 거리에 나와 뛰어다니다가 현수에게 들켜버리고 현수가 자신의 신발을 태주에게 신겨주는 장면까지는, 최소한 둘이 만나 불륜을 저지르는 순간까지는... 이때 만큼은 뱀파이어의 죄라기 보다 인간의 죄(불륜)이기 때문이다.
▲ 태주는 현수를 만나 사랑을 나눈다.
▲ 태주의 허벅지 상처는 자신이 낸 것이다.
하지만 현수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부터 태주는 현수에게 '욕망(성욕)'과 '거짓말(강우가 자신을 해한다는)'로 '사랑'을 변질시키기 시작한다. 급기야 현수는 태주의 거짓말로 분노하게 되고, 친구인 강우는 죽이게 된다. 이때 현수는 망설임없이 죽어마땅한 사람(강우)의 피를 원했기에...
▲ 밤낚시를 하러온 강우와 태주, 현수. 현수는 밤에만 활동할 수 있기에...
▲ 강우를 죽이려는 현수
▲ 강우가 죽은 후 나타나는 강우는 현수와 태주의 최책감이다.
강우를 사고처리한 현수는 뱀파이어임에도 불구하고 죄책감에 빠져든다. 태주 역시 최책감에 괴로워 헛것을 보게 된다. 죄책감이 고통이요, '벌'이다. 하지만 태주는 현수에게 했던 '거짓말'이 말실수로 들통나 버린다. 속은 걸 알게된 현수는 두려움과 공포로 미친듯이 괴로워하는 태주를 죽이고 자신의 피를 나눠 태주를 뱀파이어로 만든다. 뱀파이어로 다시 깨어난 태주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모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태주는 사람들을 죽이며 피를 마시게 된다. 오히려 뱀파이어 삶을 즐긴다. '아담과 이브'처럼 자신의 반쪽을 찾은 현수도 역시 뱀파이어 삶을 즐기기 시작한다.
▲ 인간 태주는 남편에게 가길 원했고, 현수는 보내준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할 수 있는 뱀파이어 태주를 만들어낸다.
▲ 태주와 현수는 예전에 마작을 같이 했던 이웃들을 불러 살육한다.
그러던 중 살기 가득한 태주의 눈을 봐서 그랬던 것일까 어떤 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현수는 '모기'의 생활을 끝내려고 한다. 태주와 함께 밤새 차를 몰고 도착한 곳은 나무 한그루 없는 허허벌판에 일출이 시작되는 바다가 있는 곳이다. 태주는 살기위해 차트렁크와 밑에 숨어보지만 현수가 방해한다. 결국 태주도 포기하고 현수와 함께 일출을 지켜본다. 일출을 보며 재가 되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사라진 그들에게 남아 있는 건 구두뿐... 구두는 태주와 현수의 사랑이 시작되었던 지점이다. '구원', 다시 사랑을 되찾는 일.
▲ 현수와 태주가 볼 수 없었던 일출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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